원기사링크 : 바로가기 클릭

[issue!] 들쑥날쑥 코스닥시장 따라가는 스팩…경쟁률 내리막길로

최근 들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5~8월까지만 해도 186~285대1에 달했던 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9월 말부터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경쟁률이 1대1도 안 되는 스팩까지 등장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스팩을 포함한 공모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 청약 경쟁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지난 2010년부터 스팩의 공모 청약 경쟁률은 수요·공급의 균형 문제보다는 코스닥시장 자체의 증시 흐름과 더 큰 상관 관계를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14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대우증권(006800) (11,300원▲ 100 0.89%)의 대우스팩2호는 1대1이 채 안 되는 0.4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스팩의 공모주 청약이 미달된 것은 지난해 말 키움제2호스팩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지난 8월 정점을 찍은 뒤로 꾸준히 하락해왔다. 8월 초 우리스팩3호가 284.44대1의 경쟁률에 청약을 마친 뒤 KB스팩3호·신한스팩2호·대우스팩2호의 경쟁률이 각각 98.86대1, 64.46대1, 0.49대1로 점차 하락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상장한 스팩들의 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면, 이는 코스닥지수의 흐름과 긴밀한 상관관계를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두개의 스팩은 각각 0.39대1, 1.55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이 공모할 당시 코스닥지수는 500선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올 4월 코스닥지수가 560선을 넘자 스팩 청약 경쟁률도 두자릿수로 올랐다.

최근의 스팩 경쟁률 하락도 코스닥지수의 흐름과 관계가 깊다. 코스닥지수는 9월 말 570~580선을 넘나들며 정점을 찍은 뒤 대우스팩2호의 청약이 미달됐을 무렵에는 530대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0년 국내 주식시장에 스팩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다. 그 해 8~9월 코스닥지수는 460~480대 사이에서 등락했는데, 당시 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대체로 저조했다. 8월 한달동안만 스팩 6개 중 4개의 청약이 미달될 정도였다.

한편 증권 업계에서는 최근의 스팩 청약 경쟁률 하락이 공모주 시장 전체의 과열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 과거의 사례를 참고해보면 이는 스팩의 경쟁률의 하락과는 상관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0년 한해 동안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업체는 스팩을 포함해 총 98개였다. 이들 중 무려 20개가 10~11월 두 달 사이에 몰려있었는데, 이 때 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최고조에 달했다. 선데이토즈(123420) (17,500원▲ 450 2.64%)를 우회상장시킨 것으로 잘 알려진 하나그린스팩1호와 부국증권의 부국퓨쳐스타즈스팩이 각각 535.36대1, 32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히려 경쟁률 미달 스팩이 4개나 나온 8월에는 공모주 시장이 상대적으로 침체돼있었다. 공모 시장이 과열됐다 해서 스팩이 흥행에 실패하리란 보장은 없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스팩이 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만큼, 시장 전체의 상황이 스팩의 공모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여러 증권사들이 스팩 공모를 앞두고 있는데 현재 코스닥지수 흐름이 워낙 들쑥날쑥해 이들의 흥행 성공 여부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김흥국생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