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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06 新중견기업 열전 SM그룹, 1년에 한 곳꼴 부실기업 인수

'200억원 종잣돈을 모태로 계열사 19개, 자산 총액 4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 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걸어 온 지난 10여년의 역사다. 이것을 관통하는 것은 기업 인수다. 대한해운 등 법정관리 중인 회사들을 싸게 산 뒤 그 회사의 자산을 밑천으로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반복해왔다. 그룹의 부채비율이 150%에 불과해 재무구조가 건전한 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계열사 간 얽히고설킨 지분 관계가 '아킬레스건'이란 평가다.

◆부실기업 전문 인수업체?

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SM은 부실기업 전문 인수업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88년 삼라건설을 세운 뒤 마련한 200억원의 종잣돈으로 2004년부터 거의 매년 한 개씩 법정관리 매물을 골라 인수했다.

SM의 기업 인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자산 가치가 풍부한 회사를 최대한 낮은 가격에 산다'가 첫 번째다. SM이 그동안 인수한 기업은 벡셀, 경남모직, 남선알미늄, 대우라이프 등 주로 부실화한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우 회장이 '옛날 같으면 언감생심 꿈도 못 꿔 볼 회사였다'고 말할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기업들이었다.

건설업에서 잔뼈가 굵은 우 회장이 주목하는 것은 또 있다. 토지, 공장 등 회사가 보유한 자산이다. SM은 2011년 하이패스카드와 경기 산본 역사(驛舍)를 거의 동시에 인수하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두 곳 매물이 갖고 있는 자산을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남의 돈을 끌어쓰는 것을 최소화하라'다. 이 원칙은 우 회장이 2007년 3000억원짜리 회사 티케이케미칼을 단돈 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SM은 당시 총 1200억원의 타인 자본을 빌렸는데 아지아라는 홍콩계 사모펀드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후 SM과 아지아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SM은 아지아에 20%가량의 수익률을 안겨 주고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지만 이 일은 우 회장에게 타인 자본을 끌어쓰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게 해줬다.

◆취약한 지배구조

우오현식 인사 방식도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라이프 인수 후엔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자 노조위원장을 사장에 앉히기도 했다. SM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티케이케미칼과 대한해운을 사들이고 나서는 인수용 자금을 대출해 준 은행(각각 우리은행, KDB산업은행)의 임원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이 같은 SM식 기업 인수 전략은 기형적 지배구조를 탄생시켰다. 인수한 기업의 자산으로 또 다른 회사를 사들이다 보니 '사슬로 연결된 배'와 같은 구조가 만들어졌다. 타인 자본을 최소화하면서 부족한 자금력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한 불가피한 전략이긴 하지만 SM그룹의 지배구조는 삼라, 우방, 티케이케미칼 등 주력 회사 한 곳만 무너져도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기형적인 구조가 돼 버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건설사 비중이 여전히 높은 데다 뚜렷한 '현금 창출' 기업이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계열사는 티케이케미칼, 대한해운, 남선알미늄 순이지만 우방산업과 삼라 등 건설 계열사들의 지난해 매출은 4157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3분의 1에 달한다. '맏형'격인 티케이케미칼은 성장세가 꺾이면서 대한해운 보유 지분 덕에 지분법 평가이익을 받고 나서야 흑자를 냈다.

Posted by 김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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