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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 : 클레이 엔터테인먼트 ⊙장르 : 잠입 로그라이크 ⊙플랫폼 : PC ⊙발매일 : 2015년 5월 12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로그라이크는 추억의 장르였다. 시대마다 게임계의 중심 장르는 꾸준히 옮겨갔고, 어드벤처, RPG, FPS, 액션 등이 엎치락 뒤치락 자리를 바꿔왔다. 하지만 로그라이크는 RPG의 여명기 이후, 어느새 고전 취급 받으며 게임계의 어르신이 되어 있었다.

로그라이크란? = 로그라이크(Rogue-Like)는 1980년 등장한 컴퓨터 게임인 '로그(Rogue)'와 그로부터 시작해 하나의 장르로 정착한 유형의 게임들을 일컫는 말이다. '로그'는 컴퓨터로 플레이하는 RPG의 시초격 게임으로, 현재에는 랜덤하게 형성되는 던전 구조 맵, 턴제 게임 플레이, 높은 난이도, 돌이키기 어려운 엄격한 세이브 시스템 등 그 당시의 특징을 물려 받은 게임들을 '로그라이크' 장르로 구분한다.

그러나 로그라이크는 이 시대에 와서 다시 주인공이 되려하고 있다. 1980년 '로그'가 나온 이후 35년 만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흐름이 독립 개발자들의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말그대로 '로그를 닮은' 이 게임 장르가 인디 게임과 찰떡궁합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디지털 마켓의 활성화, 접근성 높은 개발툴의 등장 등 다양한 요인들로 활성화 된 인디 게임의 개발자들은 이제 엄청난 양의 로그라이크 게임을 내놓고 있다.


여기서 끝났다면 그저 새로운 시도, 새로운 유행 정도에서 그쳤겠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 인디 개발자들이 굉장한 퀄리티와 함께 메이저 개발사들의 AAA게임들에 뒤지지 않는, 혹은 오히려 돋보이는 독창적인 게임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한 예로 지난해 출시된 '디스 워 오브 마인'은 로그라이크 게임으로서 갖춰야할 요소들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으면서도 전쟁 중인 민간인의 생존기라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소재를 채택, 그 안에 매우 깊은 주제의식과 비극적인 드라마를 주입해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다키스트 던전' 역시 높은 난이도와 더불어 철저한 세이브 관리, 더불어 매우 암울하고 반복성 짙은 던전 탐험을 중심으로 멋진 게임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제 로그라이크는 명확히 하나로 정해진 게임 방식을 지칭하기 보다는, 각각의 게임마다 담겨진 어떤 특징들을 포괄해 일컫는 말이 되어버렸다. 높은 난이도, 랜덤 던전 등 다양한 변수, 이로써 가능해지는 재미있는 반복 플레이 등,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로그라이크라는 분류가 통용되고, 한 세대를 건너 다시 그 장르의 마니아를 만들어내고 있다.


'마크 오브 더 닌자', '돈 스타브'로 플랫포머와 생존 게임이라는 요즘 시대의 핫한 게임장르를 하나씩 섭렵하고 있는 클레이 엔터테인먼트. 그들이 이번엔 로그라이크를 만들어 냈다. 최근의 로그라이크 게임들처럼, 자비심 없는 난이도와 가차없는 세이브, 독창적인 아트 디자인, 무한한 반복 요소를 두루 갖췄다. '인비지블 주식회사(Invisible, inc.)'를 출시하며 이들이 내놓은 캐치프레이즈는 바로 '전략적 산업스파이질(Tactical Espionage)'다. 여러분은 아담 젠슨이 될 준비가 되어있는가?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 산업스파이의 이야기




스토리는 매우 간단하다. 전문 산업스파이 집단인 '인비지블 주식회사'는 '인코그니타' 라는 AI를 이용하여,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악의 거대 기업 4곳을 공격, 각종 정보를 빼돌리고 있다. 그러나 튜토리얼의 미션을 진행하던 중, 4개 기업에 지휘본부가 습격당해 대다수의 대원이 죽거나 사로잡히고, 이들의 수장인 '센트럴'만이 '인코그니타'의 백업 데이터를 확보해 탈출한다. 

예비 전력으로 '인코그니타'를 돌릴 수 있는 시간은 오직 72시간. 튜토리얼 미션에서 생존한 요원은 단 두명이다. 이를 가지고 72시간 내에 적 4개 기업의 메인프레임에 '인코그니타'를 업로드해 이들을 장악, 승리해야 한다.


'전략적 산업스파이질' 을 내세웠음에도, 이러한 시간적 압박을 두어야했나 싶긴 하지만, 게임플레이는 더욱 명료해졌다. '인코그니타'는 미션에서 오브젝트 해킹 등 으레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담당할 법한 부분을 맡으며, 발로 뛰는 것은 요원들의 몫이다. 요원들은 기본적으로 전기충격기 등 간단한 무장을 가지고 있고, 제각각 다른 특성을 가진다.

가장 먼저 지급되는 두 에이전트인 데커와 인터네셔널은 각각 행동파와 해킹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터네셔널은 해킹에 필요한 파워를 보다 쉽게 공급하며, 경비가 단단히 지키고 선 오브젝트에도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플레이하면서 해금되는 각각의 요원들은 무기에 관통을 부여해 경비를 사살하기 쉽게 만들거나, 혹은 특별한 아이템 없이도 잠긴 문을 해제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이점을 부여한다.


제한된 자원과 제한된 능력 하에, 요원들이 처음 미션을 시작하면 보이는 것은 오직 텅 빈 방 하나 뿐이다. 8종의 서로 다른 미션의 목표가 어디있는지도, 거기까지 도달하는데 어떤 역경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가진 무장은 두세 턴에 한 번 쓸 수 있는 전기 충격기 뿐. 그나마도 기절한 경비는 곧 다시 일어나 요원들을 수색할 것이다. 보안 등급이 올라갈수록 전자기기의 방화벽은 강해지고, 자원은 부족해진다. 이 상황에서 과연 당신의 요원들은 임무를 마치고 무사생환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잠입은 또 하나의 퍼즐 - 시련 극복의 카타르시스




'인비지블 주식회사'를 플레이하다보면 마치 슬라이드 퍼즐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정사각형 타일의 연속인 맵에서, 각각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하기 위해 순서를 정하고, 이에 맞춰 한칸씩 기동하는 모습은 우리가 슬라이드 퍼즐을 맞추기 위해 각각의 타일이 움직이는 순서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과 닮아있다.

우리의 손에는 제각각 특성을 가진 장기말들, '에이전트'들이 있고, 매 턴마다 상승하는 보안등급 때문에 여유를 부릴 수도 없다. 다른 RPG처럼 유유자적 전 맵을 밝히고 모든 아이템을 루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정말로 스파이가 그러하듯, 최소의 자원과 시간을 들여 목표를 찾아내고, 최소한의 피해로 목표를 탈취하고, 또 더 큰 위험이 생기기 전에 모두가 생존해 탈출해야 한다. 정말로 스파이가 그렇듯이.


이 게임이 슬라이드 퍼즐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실수를 되돌리는 것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모든 세이브는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이제는 인디 로그라이크 자체의 트렌드가 된 마냥, 따로 로드를 통해 저장된 파일을 되돌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플레이어가 자신의 실수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가장 쉬운 난이도를 제외하면 횟수가 제한되어있는 되감기 기능 뿐이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그나마 되감기 횟수가 남아있다면 도박을 시도해보고 안되면 되돌리면 그만이지만, 그 횟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위기와 갈등이 계속될수록 플레이어가 받는 압박은 심해진다. 제한된 자원을 관리하면서도, 그 자원을 사용함에 따라 생기는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이 환경은 이 게임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극대화 한다. 다수의 경비원이 다각도로 포위를 좁혀올 때, 전자 방어막을 두른 경비병이 위치를 파악하고 돌격해올 때, 바이러스 데몬이 작동해 모든 전자기기의 방화벽을 철옹성 수준으로 올렸을 때 등. 극한의 위기 상황을 돌파해내기 위해 작전을 짜고, 그대로 성공을 이루어냈을 때의 성취감은 뿌듯함 그 자체다.



곱빼기는 안되나요? - 인디임을 감안해도 조금은 아쉬운 볼륨




대다수의 인디 게임들이 평가를 받을 때 항상 지적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볼륨이다. 물론 불륨과 게임의 질, 게임의 재미가 항상 정비례 곡선을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돈을 지불하고 플레이 하는 만큼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볼륨은 필요하다. 제 아무리 극상의 맛을 자랑하는 식재료라고 한들, 포만감을 줄 수 없다면 '좋은 음식'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리고 그만큼 대부분의 인디 게임들은 항상 그러한 볼륨 문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지금까지 쓰린 여러가지 방안 중 대표적인 것은 반복성 콘텐츠, 온라인 멀티플레이, 시즌제를 포함한 DLC 등이 있다. 실제로 이런 방법들이 큰 효과를 본 게임들도 있다. 한 예로 '마인크래프트'는 자유창작이라는 반복성 콘텐츠와 온라인 멀티플레이에 강한 요소를 잘 살려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인비지블 주식회사'의 대처는 조금 미흡한 편이다. 각각의 미션은 20~30분 수준의 시간이 걸리며 길어야 1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이 게임은 처음 시작부터 시간제한이 걸려있고, 게임상 72시간의 제약에 따라 최소 6개, 길게는 9개의 미션을 완료하고 나면 최종장으로 진행하게 된다. 그렇게 엔딩을 보는데 실제 시간으로 약 6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도 적당히 여유로운 속도로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의 시간이다.

물론 반복 플레이 가능한 다앙한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난이도 별로, 또 게임플레이 스타일 별로 타임어택, 엔드리스 등의 모드도 있고, 심지어 유저가 스스로 이러한 다양한 세팅을 바꾸어 이런저런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해 볼 수 있다. 허나 가장 큰 단점은, 이러한 반복 요소가 그렇게 큰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로그라이크의 가장 큰 미덕은 '반복'이다. 때문에 맵 구성을 비롯한 적정한 랜덤 요소가 필수적이며, 이를 반복적으로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동기부여 또한 요구된다. '인비지블 주식회사'가 가진 반복 요소의 문제는 바로 이 동기부여에 있다. 


커스텀 모드를 플레이를 하고 싶어도, 너무나 많은 세팅을 수작업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과연 무엇이 재미있는지, 무엇이 가장 자신에게 맞는 설정인지 파악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제각기 난이도는 완전히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지는 않으며, 엔드리스 모드는 이런 동기부여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지, 스토리 모드를 토대로 그저 끝없이 이어질 뿐이다. 타임어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모든 반복 플레이가 불완전한 '스토리 모드'의 위에서 이루어진다.

결국 이는 '정말 재미있는데, 오래 할 수가 없다'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로그라이크, 특히 스토리 모드가 짧은 로그라이크로서는 꽤나 큰 단점이다.



재미의 가능성 - 100%는 아니지만 충분하다




'인비지블 주식회사'의 아쉬움은 '전략 잠입' 이라는 플레이 특징이 가지는 특성의 탓도 있다. 기본적으로 잠입 게임은 시련과도 같은 불가능해보이는 '문제'가 주어지고, 이를 유저가 돌파하거나 우회해 풀어내는 '문제 해결!'의 방식을 따르게 되어있다. 

때문에 잠입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유저에게 항상 새롭고 재미있는 시련을 주는 일이다. 하지만 '인비지블 주식회사'의 반복 요소들은 이런 시련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고, 변수를 플레이어가 직접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점점 떨어지게 된다.

이는 두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그중 하나는 기본 플레이를 비롯해 반복 요소까지 모두 '스토리 모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바로 그 '스토리 모드'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는 것이다. '인비지블 주식회사'의 스토리 모드는 너무나 짧고, 동기부여를 해주지 못한다. 


이렇게 재미있는 미션 퍼즐을 충분히 잘 배치한다면 두자릿수 시간 이상의 플레이타임을 밀도 있는 스토리텔링과 함께 풀어나갈 수 있을 듯 한데도,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물론 '로그라이크' 라는 장르의 특성상, '스토리 따윈 필요없어!' 라는 자세를 견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반복 요소가 완벽히 준비되어있을 때 통용되는 말이다. 기초 게임 플레이 구조라는 요리 자체는 그야말로 빼어났지만, 그를 담아낸 그릇이 충분히 넓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비지블 주식회사'는 자신의 돈값을 해낸다. 단지 그 이상이 가능해 보임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더 큰 기대에 대한 탄식일 뿐. 20달러짜리 인디 게임으로서 빼어난 만듦새와 독창적 플레이를 구축했음은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차라리 아직까지도 얼리 억세스였고, 보다 볼륨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인비지블 주식회사'는 그만큼 기대치도 높았고, 카타르시스는 강렬했으며, 그에 반해 아쉬움도 조금씩 남는, 앞으로를 기다리고픈 게임이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이런저런 커스텀 모드를 조정하고 계속 기업기밀을 빼돌리면서, 이 게임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점쳐보려 한다. 산업스파이라는 영역을 간접적으로나마 즐겨보고 싶은 당신, 이 게임을 플레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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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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